travel log

200119 스페인여행: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솔 광장/프라도 미술관)

피치로그 2020. 3. 8. 03:02

올해 초에 퇴사하고 엄마랑 떠났던 스페인/포르투갈 9박 10일 여행. 비행시간이 워낙 길어서 실제로 여행한 날짜로만 따지면 7일 정도 되는 것 같다. 참좋은여행 패키지로 떠났는데, 지금은 날짜가 지나서 일정표는 찾을 수 없지만 지금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아직까지 동일한 일정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 같다.

 

귀국할 때 공항에서 우한 폐렴 관련하여 검역이 시작되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얼마나 적기에 잘 다녀온 여행인지,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날은 스탑오버로 두바이 시티 투어를 했는데, 수화물에 카메라를 같이 부쳤기 때문에 아이폰으로만 촬영을 해서 블로그에 남기는 여행 로그는 일단 마드리드부터 시작.

 

 

 

두바이 여행을 마치고 스페인 연결 편을 타고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현재 시간 저녁 8시 이후. 첫째 날 숙소는 마드리드 에 위치한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HOLIDAY INN EXPRESS RIVAS였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바리바리 싸온 커피포트랑 컵라면 꺼내서 엄마랑 꺼내 먹었다 (ㅋㅋㅋ) 그런데 온돌 시스템에 너무 적응된 한국인이라 그런지, 호텔이 좁은 것보다도 난방 시설이 너무 안 좋아서 그게 힘들었다. 군용 핫팩도 30개인가를 사서 들고 갔는데, 엄마랑 하나씩 뜯어서 허리 밑에 깔고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피곤하다고 생각했는데 시차라는 게 정말 무서웠다. 새벽 2시쯤 정신이 말똥말똥 깨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엄마는 유럽 여행을 많이 해서 그런지 나보다 늦게 잠들고 늦게 깼기 때문에, 새벽 시간에 혼자 핸드폰으로 웹툰도 보고, 사진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가 일어나서 안부 인사도 하고.

 

이젠 해외여행을 가도 스마트폰이 있으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나 친구들과도 별로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안 드는 것 같다.

 

 

 

다음 날은 패키지답게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마드리드 시내 투어를 나갔는데, 날이 흐렸다. 그동안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스페인에 와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취업 시장이 뛰어드느라, 금전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남들 다 떠나는 유럽 여행은 생각도 못해봤고, 취업한 이후에는 장기간 휴가를 낼 수가 없어서 꿈도 못 꿨었는데, 연초에 퇴사를 하게 되면서 이직하는 직장 첫 출근 사이에 한 달 정도 여유 시간이 생겨서 오게 된 여행. 

 

그런데 너무 신기했다. 정말 다들 괜히 '유럽 유럽' 하는 게 아니구나 싶었던 기분. 뭐랄까. 우리나라도 정말 많이 발전했고 멋진 건물들이 많지만, 아주 오래전에 지어져서 계속 그 모습을 유지해 나가는 게 멋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건축물들이 다 예쁘고 고풍스러운 느낌.

 

 

 

마드리드 시내를 걸어서 마요르 광장까지 가는데, 골목들과 그 안에 상점들도 다 하나하나 예뻤다. 우리나라는 길도 빤듯빤듯하고 (연말이면 보도블록을 갈아대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가게 조명들도 다 LED를 써서 그런지 하얀 거 같은데 (ㅋㅋㅋ) 마드리드에서 만난 상점들은 하나같이 노란 조명이라 따뜻한 갬성이 느껴졌다.

 

 

 

뭔가 비긴 어게인에서 박정현 씨가 버스킹을 한 광장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마드리드 청년들도 마요르 광장 PLAZA MAYOR에 나와서 종종 버스킹을 한다고 한다. 건물이 정말 웅장하고 멋있었는데, 날이 흐려서 너무 아쉬웠다.

 

마요르 광장에서는 자유 시간이 30분 정도 있었는데, 카페인 중독이 나는 부랴부랴 골목으로 걸어가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부터 한 잔 테이크아웃했다. 비 내린 다음 날 골목길에는 군데군데 물 웅덩이가 있어서 걷기엔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도 뭔가 여행 첫날이라 그런지 모든 게 다 신기하고 즐거웠다.

 

 

 

 

 

마요르 광장에서 프라도 미술관을 도보로 이동하는 길에는 솔 광장 PUERTA DEL SOL을 지나게 된다. 사진에 나오는 TIO PEPE라는 간판이, 약간 오사카에 있는 글리코처럼 유명한 명소? 인 것 같다. 사진을 정리하다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을 판매하는 회사 또는 브랜드인 것 같다.

 

 

 

시청사 앞에는 도로 원표가 있다. 가이드 선생님 말로는 이 도로 원표를 밟으면 이곳에 다시 돌아온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우리 패키지 일행들은 모두 줄을 서서 밟고 인증샷을 남겼다 (ㅋㅋㅋ) 실제로 우리 엄마는 스페인 여행이 두 번째인데, 이번에 또 밟았으니까 다음에 또 오시지 않을까 싶기도. 나도 꼭 다시 한번 자유여행으로 스페인에 돌아왔으면 좋겠다.

 

 

 

솔 광장에 있던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이나 오모테산도에 있는 현대적인 스토어도 예쁘지만, 지역 색을 잘 살려서 더 멋지게 보인다. 사실 솔 광장은 마드리드에서 가장 번화가라고 들었는데, 내가 방문한 시간은 일요일 오전 8~9시쯤으로 거의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았다.

 

 

 

 

 

스페인은 정말 하몽을 많이 먹나 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때문에 육류를 국내에 반입하면 안 되기도 하지만, 다행히 나는 하몽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서 사 가지고 올 생각도 들지 않았다 ㅎㅎㅎ...

 

 

 

아래 사진은 의회 건물인데, 경희대 본관 건물 같기도 하지만 (ㅎㅎㅎ) 저 사자상이나 지붕 어귀에 있는 조각들도 다 멋스러웠다. 마드리드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종로-시청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공공기관도 많이 있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도 많으면서, 전자 제품이나 디지털 관련된 상점도 즐비하게 있었다.

 

 

 

아주아주 열심히 걸어서 프라도 미술관 MUSEO DEL PRADO 도착. 여행사에서 관람 시간에 맞춰 표를 예매했는데, 이 줄은 관람 시작 시간 전에 이미 사람들이 와서 줄을 서있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선 뒤로 미술관이 열기까지 뒤로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스페인 관광지에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시간에 되게 엄격하다고 한다. 5분만 늦어도 관람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해서 서둘러 간 보람이 있었다.

 

 

 

미술관 앞에는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마드리드 시민들이 많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줄 선 옆으로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연주를 너무 잘하셔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프라도 미술관의 티켓은 받는 사람마다 다른데, 어떤 티켓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고 문구만 쓰여있다고 한다. 나랑 엄마는 둘 다 작품이 있는 티켓을 받았다!

 

 

 

나는 한국에서도 이런저런 전시회를 많이 다니는 편이지만, 프라도 미술관은 정말 스케일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하루 만에 돌아보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고 너무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가이드 선생님이 스페인 역사와 작품을 아울러 설명을 정말 잘해주셔서, 봤던 작품들은 다시 봐도 얽힌 이야기들이 떠오르는 것 같다.

 

출구에는 기념품 가게가 엄청 크게 있었는데, 톨레도를 다시 서둘러서 떠나야 하는 일정이라 둘러보지는 못했다 T^T 

 

 

 

 

프라도 미술관 관람을 끝으로 짧아서 아쉬웠던 마드리드 일정을 마쳤다. 다시 열심히 사진 편집해서 다음 로그도 서둘러 남겨야겠다 :-)